우리 아이한테 간식을 하루에 얼마나 줘도 되는 걸까요?
더위에 지쳐 보이면 닭가슴살을 삶아 밥그릇에 얹어주는 게 이번 여름 새로 생긴 습관이었습니다. 뜨거운 날 사료만 주기가 미안해서 시작한 건데, 어느 날 문득 그 양이 궁금해져서 저울에 올려봤어요. 40g쯤 됐습니다.
그런데 찾아보니 3kg인 솜이에게 허용된 하루 간식 총량은 닭가슴살로 치면 12~15g이더군요. 세 배를 주고 있었던 겁니다.
뭘 주면 안 되는지보다, 얼마나 줘도 되는지가 먼저였습니다.
하루 간식, 얼마나 줘도 될까
기준은 하나입니다. 하루 섭취 열량의 10%.
UC 데이비스 수의과대학 영양지원서비스는 간식과 추가 식품이 이 선을 넘으면 안 된다고 규정합니다. 머크 수의매뉴얼도 같은 기준을 쓰면서 한 가지를 못 박아요. 이 10%는 무게가 아니라 칼로리 기준이라는 것. 그래서 "조금만 줬는데"가 통하지 않습니다.
계산은 세 줄이면 끝납니다.
RER = 70 × (체중kg)^0.75
중성화 성견 하루 필요량 = RER × 1.6
간식 한도 = 하루 필요량 × 10%
솜이(3kg, 중성화 완료)를 넣으면 간식 한도가 약 25kcal로 나옵니다. WSAVA 열량표로 교차 확인하면 19~24kcal이라, 두 값을 묶어 20~25kcal를 기준으로 삼았어요.
이 25kcal가 얼마나 작은 양인지는 그림 한 장이 더 빠릅니다.
3kg이면 수박 몇 조각일까
공식 자료에 g과 kcal이 함께 실린 것들만 골라 25kcal에 대입해봤습니다.
| 음식 | 공식 실측 열량 | 하루 한도(3kg) |
|---|---|---|
| 수박(깍둑썰기) | 76g = 23kcal | 76g |
| 허니듀멜론 | 44g = 16kcal | 50g |
| 생 베이비당근 | 50g = 18kcal | 55~70g |
| 무가당 플레인 요거트 | 100g = 63kcal | 30~38g |
| 바나나 | 28g = 25kcal | 28g |
| 블루베리 | 1알 ≈ 1kcal | 20알 |
| 딸기 | 1개 12g = 4kcal | 5~6알 |
| 삶은 닭가슴살(껍질 제거) | 28g = 47kcal | 12~15g |
수분이 많은 과일은 생각보다 넉넉한 반면, 단백질과 당분이 높은 것은 급격히 줄어듭니다. 수박은 한 컵 가까이 되는데 바나나는 스푼 하나에서 끝나는 이유예요. 저는 이 표를 냉장고에 붙여뒀습니다.
열량은 공식 자료 수치이고, g 환산은 제가 계산한 값입니다. 국립축산과학원도 급여량 계산식은 "품종·운동량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참고 값으로 활용"하라고 안내하니, 우리 아이 기준은 다니는 병원에서 한 번 확인받는 게 정확합니다.
여름 제철, 줘도 되는 것
한도만 지키면 여름 것들은 대체로 가능합니다.
멜론은 ASPCA 독성·비독성 식물 데이터베이스에 비독성으로 등재돼 있고, 허니듀·캔털루프 같은 변종도 각각 올라가 있어요. 참외는 멜론과 같은 종(Cucumis melo)의 변종이라 같은 분류에 들어갑니다. 오이도 개·고양이·말 모두 비독성이라 여름 저열량 간식으로 좋고요.
VCA가 안전 목록으로 올려둔 것들은 이렇습니다. 여름에 우리가 자주 먹는 것들이 대부분이에요.
- 과일 — 수박, 복숭아, 블루베리, 사과, 파인애플
- 채소 — 당근, 그린빈, 오이
- 익힌 것 — 단호박, 고구마 (찐 것 플레인만)
손질이 조건입니다.
VCA는 치아 파절·질식·위장관 폐색 때문에 두꺼운 껍질·씨·꼭지·심을 반드시 제거하라고 명시합니다. 수박씨와 멜론 껍질, 참외 꼭지가 여기 해당돼요. 호박맛 과자나 파이처럼 가공된 것도 방부제와 대체감미료 때문에 별개 문제입니다.
절대 주면 안 되는 것은?
여기 있는 것들에는 10% 룰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양을 줄인다고 안전해지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포도·건포도가 가장 위험합니다. 머크 수의매뉴얼은 체중 4.5kg당 한 알 이상부터 위험하다고 적는데, 3kg이면 한 알도 위험 범위라는 뜻이에요. 6~12시간 안에 구토·설사로 시작해 24~72시간 사이 급성신부전으로 갈 수 있고, 소변이 나오지 않는 단계면 예후가 매우 나쁩니다.
코넬대 수의대는 정확한 중독량이 확립돼 있지 않으니 양과 무관하게 즉시 연락하라고 안내합니다. 몇 알을 먹었는지 세고 있을 시간에 병원에 전화하라는 뜻이에요.
양파·파·마늘은 여름 국물 요리에 녹아 있어서 더 까다롭습니다. 머크 기준 개는 생양파 15~30g/kg에서 증상이 나타나고(3kg이면 중간 크기 양파 4분의 1쪽), 마늘은 양파보다 3~5배 독성이 강해요. 생것이든 익힌 것이든 말린 것이든 전부 유독합니다.
여기서 가장 무서운 건 시차입니다. 산화 손상은 24시간 안에 시작되지만 용혈은 3~5일 뒤에 나타나거든요. 먹인 당일 멀쩡하다고 안심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자일리톨은 3kg 기준 300mg에서 저혈당, 1.5g에서 급성 간부전 역치라 무설탕 껌 몇 알로도 닿습니다. 머크가 인용한 연구에서는 간손상 증상이 나타난 개의 62.5%가 적극 치료에도 폐사하거나 안락사됐어요. 뼈는 익힌 것도 생것도 전부 위험한데, 삼계탕 닭뼈가 여기 해당됩니다.
전복은 줘도 될까
살은 익혀서, 내장을 떼고, 양념 없이 소량이면 괜찮습니다.
문제는 내장이에요. 일본 후생노동성 자연독 리스크 프로파일에 따르면 전복의 중장선(내장)에는 피로페오포르바이드 a가 축적되는데, 전복이 먹는 해조류의 클로로필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게 광과민증을 일으켜요. 먹은 것만으로는 아무렇지 않다가 햇빛을 받으면 발적과 부기, 통증이 올라오는 구조입니다.
유독한 것은 2~5월 봄철 전복의 중장선뿐이고, 봄에만 축적되는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익히면 되지 않나요?" — 이 물질은 녹는점이 247~250℃라 삶거나 굽는 정도로는 파괴되지 않습니다. 세균은 가열로 죽지만 이건 남는다는 뜻이에요. 계절이나 색을 따지기보다 내장은 제거하는 쪽이 확실합니다.
같은 문서에 도호쿠 지방 전승이 함께 실려 있습니다. "봄 전복 내장을 먹은 고양이는 귀가 떨어진다." 1964년 연구자들이 전복 간에서 이 물질을 분리해 전승의 화학적 정체를 밝혔고, 머크 수의매뉴얼도 광과민증 병변이 털이 얇고 색소가 옅은 부위에 생긴다고 기술합니다. 고양이 귀 끝이 정확히 그런 부위예요.
다만 정확히 해두면 이건 일본 정부 식품안전 문서에 기록된 전승과 동물실험 근거이지, 머크·VCA·ASPCA 같은 임상 가이드라인에 전복이 원인 물질로 등재된 건 아닙니다.
생선과 조개류를 익혀야 하는 이유는 하나 더 있습니다. 머크에 따르면 생 민물생선과 조개류에는 티아민을 파괴하는 티아미나제가 들어 있고, 결핍되면 고양이는 운동실조와 발작까지 갑니다. 다행히 이 효소는 가열하면 파괴돼요. 비브리오도 있어서 질병관리청은 5℃ 이하 보관, 85℃ 이상 가열을 권고합니다.
여름에 특히 조심할 것
사고가 나는 지점은 세 군데였습니다.
국물 — 삼계탕은 마늘과 파가 국물에 녹아 있어서, 고기만 건져줘도 국물이 밴 상태면 의미가 없습니다.
상온 방치 —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실험에서 실온(25℃) 닭고기는 냉장 대비 12시간 후 세균이 14배로 늘었습니다. 최근 5년 살모넬라 환자의 75%가 8~9월에 몰려 있고, 기름진 한 끼가 췌장염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점도 VCA가 지적해요.
얼음 — "찬물이 위 꼬임을 유발한다"는 말이 자주 보여 머크의 위확장·위염전(GDV) 위험인자 목록을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물의 온도나 얼음은 목록에 없었고, 실제로 올라와 있는 건 이런 것들이었어요.
- 마른 체형, 스트레스
- 하루 한 끼 급여, 건사료만 급여
- 빨리 먹는 습관
- 유전 (호발 견종은 대형견)
대신 얼음의 진짜 위험은 치아 파절이었습니다. 코넬대 수의대는 씹게 하지 말되 핥거나 굴리며 노는 건 괜찮다고 안내하고, 씹는 물건은 엄지손톱으로 눌러 자국이 나는지로 판단하라고 합니다.
아이스크림은 독성 이전에 유당이 문제인데, ASPCA는 반려동물이 락타아제를 거의 갖고 있지 않아 유제품이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렇다고 무설탕 제품이 답도 아닌 게, 자일리톨이 들어가기 때문이에요(다만 머크에 따르면 고양이는 자일리톨 저혈당·간손상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수분이 체중의 60~70%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영양소라고 정리하면서, 완전균형사료를 급여하면 비타민제를 따로 줄 필요도 없다고 명시합니다. 여름 보양식을 고민하다 내린 결론은 단순했어요 — 보양식보다 물. 3kg 기준 하루 약 132~198mL입니다.
새 음식을 처음 줄 때
VCA 권고는 한 번에 한 가지씩, 소량으로 시작해 설사나 피부 반응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사료를 바꿀 때 7~14일에 걸쳐 비율을 옮기라고 하는데, 간식도 원리는 같아요.
배변훈련 때 변을 관찰하던 습관이 여기서 쓰입니다. 새로 준 날짜와 양, 다음 날 변 상태를 적어두면 뭐가 맞지 않는지 금방 좁혀지거든요.
결국 여름 급여의 핵심은 목록이 아니라 저울이었습니다.
못 주는 음식이 많은 게 아니라, 줄 수 있는 양이 생각보다 훨씬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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